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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예술

이선아 지음
작가정신

2025년 12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2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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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9.45MB)
ISBN 979116026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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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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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예술』은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가지 않고도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23인 예술가들의 조각, 건축, 회화, 미디어아트 등을 소개한 책이다. 현직 기자인 저자가 한국경제신문 문화예술 플랫폼 ‘아르떼’에 ‘걷다가 예술’이란 이름으로 연재한 칼럼을 엮고 수정한 이 책은 연재 당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작품들에 한정되었으나 이번 단행본으로 출간하면서는 경주, 강릉, 부산 등 ‘지방편’을 추가하여 보다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즐길 수 있게 보완했다. 또한 작품이 위치한 장소와 대중교통 이용 방법 등 관련 부가 정보를 덧붙여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왔다.

걷다가 마주칠 수 있는 예술작품의 주인공은 우고 론디노네, 리처드 로저스, 안도 다다오, 이우환, 구정아, 데미안 허스트 등 현대미술의 흐름을 뒤흔든 예술가들이다. 점 하나 그린 그림 앞에서 사람들은 왜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지, 형체 모를 조각상에 왜 걸작이란 수식어가 붙는 건지. 과연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늘 궁금했다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거장들의 주요 작품과 창작 세계는 물론, 그들의 삶과 예술 여정에 관해 들려준다. 문화부 기자로서 예술가들을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담아 생생한 현장감도 더했다.

“예술은 언제나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본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도 예술이다”. 이처럼 ‘일상 속 예술’을 소개하는 이 책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쓴 안내서인 만큼 평소 예술에 문외한이라고 생각해온 사람이라면 더욱 반길 만한 책이다. 출퇴근길이나 가족과 함께 찾은 백화점, 친구와 만나기로 한 공원에서,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길 위의 예술작품’들이 이제는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걸어올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ㆍ5

걷다가, 돌의 시간
〈해머링 맨〉 조너선 보로프스키
-광화문 흥국생명 앞ㆍ13
〈옐로 레드 몽크〉 우고 론디노네
-이태원역 패션파이브 앞ㆍ21
〈트루 리빙〉 제니 홀저
-롯데 시그니엘 서울 79층 로비ㆍ26
〈러버 덕〉 플로렌타인 호프만
-잠실 석촌호수ㆍ32
〈아이 벤치〉 루이즈 부르주아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6층ㆍ38
〈헬로, 안양 위드 러브〉 쿠사마 야요이
-안양 범계역 평화공원ㆍ43

걷다가, 빛멍
‘파크원’ 리처드 로저스
-여의도ㆍ51
‘LG아트센터 서울’ 안도 다다오
-강서 마곡ㆍ59
‘루이비통 메종 서울’ 프랭크 게리
-청담동 명품 거리ㆍ67
〈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 데이비드 호크니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ㆍ73
〈쉐이크쉑〉 장 줄리앙
-강남역 쉐이크쉑 매장ㆍ78
〈인피니트 블룸〉 레오 빌라리얼
-용산 아모레퍼시픽ㆍ86
〈희로애락〉 레픽 아나돌
-여의도 63빌딩 동편 로비ㆍ92

걷다가, 내가 뭐?
〈관계항〉 이우환
-시청역 프레스센터 앞ㆍ101
〈카르마〉 서도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앞ㆍ107
〈조합체 130121〉 박선기
-장충동 신라호텔 로비ㆍ111
〈올림픽 1988〉 문신
-잠실 올림픽조각공원 ㆍ119
〈내가모〉 구정아
-경기 의왕 롯데프리미엄아울렛ㆍ125

걷다가, 인간
〈게이징 볼〉 제프 쿤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ㆍ133
‘경주엑스포기념관’ 쿠마 켄고
-경주엑스포대공원ㆍ139
〈채러티〉 데미안 허스트
-천안 아라리오 조각광장ㆍ149
‘씨마크’ 리처드 마이어
-강릉 경포대ㆍ156
〈솔저 & 솔리시터〉 줄리언 오피
-부산 해운대 에이치스위트 오피스텔 앞ㆍ162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과 한강진역 사이, SPC빌딩 패션파이브 앞에는 사람보다 훌쩍 큰 3미터 높이의 ‘아이언 맨’이 있습니다. 거대한 형광빛 빨간색 돌 위에 작은 노란색 돌이 아슬아슬하게 올라가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빨간색과 노란색 슈트를 입은 ‘아이언 맨’이죠. 그런데 아시나요. 이 ‘아이언 맨’이 그냥 조형물이 아니라,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작가의 예술작품이라는 것을요. 바로 스위스 출신의 설치예술가 우고 론디노네(1964∼)의 〈옐로 레드 몽크Yellow Red Monk〉(2020)입니다.
_21쪽

LG아트센터 서울의 겉모습을 보면 세계적 거장이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단박에 들지는 않습니다. 직사각형 모양의 건물 2개가 붙어 있는 모습은 어쩐지 단조로워 보이기까지 하죠. 그 진가는 건물 안에 들어가야 비로소 빛을 발합니다. 바로 지상에서 LG아트센터 서울을 들어갈 때 거치는 길이 80미터의 거대한 터널인 ‘튜브’입니다. 이 공간은 언뜻 보면 참 이상하게 생겼습니다. 타원형 모양의 튜브 안을 걷다 보면 사방이 막힌 거대한 미로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죠. 층고(13.5미터)와 폭(8.4미터)이 상당해서 ‘우주 속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_63쪽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이 불문율과도 같은 판매 전략을 과감히 깨뜨렸습니다. 화장품 매장이 들어설 자리를 식당과 카페,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작품으로 채웠습니다. 아름다운 작품을 보다 보면 오래 머물고 되고, 자연스레 지갑을 열게 된다는 거죠.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작품이 있습니다. 1층 메인 아트월에 있는 가로 7.6미터, 세로 2.8미터에 이르는 대형 그림이죠. 그 속엔 캔버스로 가득 찬 작업실이 그려져 있고, 줄무늬 카디건을 입은 한 노인이 서 있어요. 바로 ‘팝아트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1937∼)입니다._73~74쪽

서울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일대에는 매일 오후 6시마다 ‘마법’이 펼쳐집니다. 해가 어둑어둑 지기 시작할 무렵 어디선가 환한 빛이 켜지죠. 빛이 만들어낸 거대한 원은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합니다. 화려한 빛의 향연에 잠시 걸음을 멈춰 ‘빛멍’을 하고, 그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도 많죠. 용산의 랜드마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설치된 레오 빌라리얼(1967∼)의 〈인피니트 블룸Infinite
Bloom〉입니다._86쪽

롯데백화점은 이곳을 기존 아울렛과는 완전히 다른 ‘체험형 쇼핑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한 후 수년간 공들였다고 합니다. 착공 전 설계만 여러 차례 갈아엎었을 정도죠. 〈내가모〉도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롯데백화점의 판단이었습니다. 이곳은 누구나 와서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초보 보더들도 자주 찾는 ‘보드 성지’가 되죠. 그런데 이름이 참 특이하죠. ‘내가모’라는 작품 제목은 ‘내가 뭐?’의 발음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외부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을 때마다 맞받아치는 말이죠. _128쪽

그에게 ‘걷기’란 단순한 반복 행위가 아닌, ‘살아 있음을 느끼는 행위’입니다. 오피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행위지만, 저마다의 보폭과 걸음걸이로 걷는 것이야말로 ‘나라는 팔레트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다.” 이목구비 없이 빈 동그라미로 그려진 얼굴의 사람들은 마치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스쳐 지나간 이름 모를 타인처럼 느껴지지만, 그 속에 있는 사람들도 매일매일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팔레트를 채워가고 있다는 것입니다._164쪽

예술은 나와는 멀다 → “예술은 나의 일상 속에 있다”
예술을 감상할 여유가 없다 → “예술을 감상할 마음만 있으면 된다”
예술은 다른 세계의 이야기다 → “예술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다”
걷고, 보고, 느끼는 ‘가장 가까운’ 예술서

길을 걷다가 조형물이 보인다면 한번쯤 걸음을 멈춰보면 어떨까. 서울 시청역 근처나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간다면 세계적 거장의 조각을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흥국생명 빌딩 앞 높이 22미터에 달하는 ‘망치질하는 거인’은 미국 출신의 유명 조각가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작품이고,(〈해머링 맨〉) 프레스센터 앞 네 개의 철판과 돌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예술가 이우환의 작품이다.(〈관계항〉) 해 질 무렵 용산 일대를 지나갈 때엔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을 눈여겨보자. 이곳에서는 레오 빌라리얼의 미디어아트가 세 시간 동안 ‘빛의 축제’를 벌인다.(〈인피니트 블룸〉)
그 밖에도 이 책은 백화점 로비 천장이나 옥상정원, 지하철역 근처 근린공원, 서울 근교의 아울렛 입구, 도심의 햄버거 가게와 오피스텔 앞 등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내로라하는 거장들의 예술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언젠가 한번은 지나쳤을 법한 낯익은 장소에 ‘이런 대단한 작품이 있었어?’ 하는 놀라움과 함께 내가 매일 걷는 이 길이 완전히 다르게, 또 새롭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예술은 나의 일상 가까이에 있고, 예술을 향유하는 데 필요한 건 시간과 돈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주변을 향한 열린 ‘마음’이기 때문이다.


제프 쿤스, 쿠마 켄고, 플로렌타인 호프만……
현직 기자인 저자가 직접 현장에서 만나
담아낸 예술가들의 말

이 책의 또 다른 특장점은 생생한 ‘현장성’이다. 문화부 기자로서 저자는 1년 반 동안 갤러리, 미술관, 공항, 호텔, 백화점 등 예술작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2022년 세계 최대 아트페어 ‘프리즈’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되면서는 세계적 예술가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이 책은 미술계 악동으로 불리는 제프 쿤스, 자연에 지는 ‘약한 건축’의 주창자 쿠마 켄고, 가장 많은 관람객을 모은 공공미술품 프로젝트 〈러버 덕〉의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 작품 설치를 위해 내한한 AI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까지 직접 발로 뛰며 얻은 거장들의 육성을 고스란히 전한다.
〈토끼〉로 천억 원대 경매가를 기록한 제프 쿤스가 자신의 작품인 〈풍선 개〉를 관람객이 깨뜨리자 ‘내 의도대로 됐다!’고 생각했다는 일화나, 레픽 아나돌이 ‘AI 작품은 인간이 만든 거냐, 기계가 만든 거냐’는 질문에 자신의 작업은 “비인간 속에서의 인간성을 찾는 영역”이라고 답변했다는 내용에서는 경외감마저 밀려온다. 작품 값의 높고 낮음이나 예술성의 진위에 대한 논쟁을 떠나 자신이 임하는 작업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확고한 열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일을 향한 ‘진정성’이야말로 바로 예술이며, 또 예술이 가진 ‘힘’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나에게 예술은 카타르시스이고,
두려움을 넘어서기 위한 작업이다"
쿠사마 야요이, 리처드 로저스, 루이즈 부르주아……
트라우마를 딛고 한 걸음 더 나아가다

예술이란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예술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라고. 일본 현대미술의 살아 있는 전설 쿠사마 야요이는 환각증세로 인해 자신의 온몸을 뒤덮은 점무늬를 예술로 승화했다. 난독증으로 학업 성적은 형편없었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몰두했던 리처드 로저스는 훗날 파리의 랜드마크인 ‘퐁피두센터’를 지어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거미 작가’ 루이즈 부르주아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했고 늘그막에야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마침내 여성 작가 최초로 뉴욕현대미술관(MoMA) 회고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 책에 소개된 예술가와 작품, 그리고 그가 걸어온 길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거기에는 반복된 트라우마와 고통, 그 안에서도 찾고자 노력했던 희망과 의미, 창작 세계를 완성하려는 집념과 고뇌가 모두 들어 있다는 저자의 설명에 수긍하게 된다. ‘위대한 예술은 불행에서 나온다’는 말은 낡은 정의 같지만 중요한 건 비극 자체가 아니라 한계와 결핍마저도 예술이란 형식으로 승화해냈다는 사실이 아닐까. 나를 사랑하는 일을, 내게 주어진 삶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 ‘의지’와 ‘용기’ 말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이선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했다. 2022년 7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문화부 기자로 문화예술 플랫폼 아르떼와 한경닷컴에 칼럼 ‘이선아의 걷다가 예술’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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