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맹비난… 더 꼬인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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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1.12. 오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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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불량배·쓰레기집단” 위협
이 대통령 대북 행보에 브레이크
비판 수위 낮아 대화 실마리 여지
1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 주장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이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명백한 것은 한국발 무인기가 우리 국가의 영공을 침범하였다는 사실 그 자체"라며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이재명정부의 6개월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남측 무인기 침투 사실을 새롭게 공개하면서 오히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5개월여 만에 대남 담화를 내놓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무인기 사건의 주체가 군이든 민간이든 한국 책임이라며 ‘불량배’ ‘쓰레기집단’ 등으로 맹비난했다.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최근 가속도가 붙은 정부의 대북정책, 미·중을 중재자로 끌어들이는 한국 외교전에 대한 견제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적대적 두 국가론’ 법제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정부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한 신속한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일 북한은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지난해 9월과 지난 4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이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주장하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남북 관계에)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는 표현을 특정해 “너스레를 떨면서도 도발 행위를 멈추지 않는 것은 한국이라는 정체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을 가지도록 하는 데 또다시 도움을 주었다”고 비판했다.

군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김 부부장은 11일 “사태의 본질은 그 행위자가 군부냐 민간이냐 하는 데 있지 않다”며 “한국발 무인기 침범 사건은 우리로 하여금 한국이라는 불량배, 쓰레기집단에 대한 명백한 표상을 굳히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비난했다.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한국은 겉으로만 유화를 내세울 뿐 실상은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라는 이미지를 조성해 대남 적개심 조성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제9차 당대회와 헌법 개정(적대적 두 국가 명시)을 위한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끝난 후 뒤늦게 공개한 것은 한·중 밀착 견제 의도가 있다는 진단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 대통령의 평화 중재 프레임을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우리의 유화 정책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 우리 정부의 평화 메시지가 김정은 체제에 압박이 되고 군사적 도발의 명분이 될 수도 있는 역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낙관적이진 않지만 대화의 신호로 볼 여지도 일부 있다. 김 부부장은 “한국 국방부가 우리에게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공식립장을 밝힌 데 대하여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싶다”며 수위를 조절했다. 또 “무인기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우리에게 설명을 요구한 건 우리 얘기를 듣겠다는 의미”라며 “비록 적대적 관계지만 국가 대 국가 관계로 대화의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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