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캐 ‘쥐롤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이창호(38)가 뮤지컬 ‘비틀쥬스’의 각색 작가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창호는 유튜브 콘텐츠 ‘뮤지컬스타’에서 뮤지컬 킹키부츠의 캐릭터 롤라를 패러디하며 ‘쥐롤라’란 애칭을 얻었다. 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뮤지컬을 따라 했을 뿐인데, 제작 참여 제안까지 받아 깜짝 놀랐다”고 했다.
‘비틀쥬스’는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팀 버튼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100억 살 먹은 기이한 존재인 비틀쥬스는 인간 사회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지 않는다.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내뱉는, 직설적이고 고약한 말들이 웃음을 자아내는 게 포인트. 하지만 이런 유머 코드에 미국 문화가 깊이 깔려있다는 점이 국내 연출진의 고민거리였다. 제작진이 이창호를 섭외한 건 이런 대본을 한국 정서에 맞게 수정하려는 의도였다.
이창호는 뮤지컬 대본 작업에 대해 “어두운 밤 카페에 앉아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며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밤에는 킹키부츠 대본을 들여다보며 고민하고, 다음 날엔 코미디 레이블 ‘메타 코미디’ 스태프들과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를 뮤지컬 제작진에게 가져가 논의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땐, 자신의 경험을 살려 캐릭터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심 연출은 “오리지널 제작진이 한국에 왔을 때, 짧은 시간 동안 이창호가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몸으로 보여줬다”고 웃었다.
이창호가 느낀, 코미디와 뮤지컬의 차이는 뭘까. 코미디는 많은 맥락과 이야기를 설계하고 ‘빌드업’해나가는 과정이라면, 뮤지컬은 무대 위에서 춤과 노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짧은 템포로 웃음을 터뜨려야 했다. 그는 “그런 빠른 템포를 따라가기 위해 제가 하던 코미디에선 잘 쓰지 않던 ‘밈’도 레퍼런스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처음 참여한 작품인 만큼 애정도 크다. 이창호는 “첫 공연 날 제작진이 손을 꼭 잡고 관객 반응을 지켜본 게 떠오른다”고 했다.
“관객 반응이 너무 궁금해 온라인 댓글도 확인하고, 인터미션 시간에 마스크 끼고 관객 사이에 몰래 앉아있기도 했어요. ‘비틀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재밌어질 겁니다. 보기 힘들어지기 전에 ‘저점매수’ 하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