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李 방문 도중 日에 희토류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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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1.08. 오후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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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도자가 잘못된 대만 발언”
군사 센서 등 700종 수출 통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문제 삼아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α’의 광범위한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의 대(對)일본 보복이 외교 항의와 인적 교류 제한을 넘어 통상·기술 통제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가운데 중국이 일본을 강하게 때리는 장면을 연출하며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는 ‘갈라치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상무부는 6일 “모든 이중용도(민·군 양용) 물자의 일본 군사 사용자, 군사 용도, 일본 군사력 향상에 도움 되는 기타 최종 사용자·용도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대일본 수출 통제 조치는 발표 즉시 시행됐다.

이중용도 물자란 민간뿐 아니라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물품으로 중국에서 700여개 리스트로 관리되고 있다. 상무부의 발표에는 ‘모든 이중용도’라고 명시한 만큼 희토류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이중용도 품목 리스트에는 작년 4월 사마륨·가돌리늄·터븀·디스프로슘·이트륨 등 희토류 원소 7종이 처음으로 포함됐고, 같은 해 10월에는 홀뮴·어븀·툴륨·유로퓸·이터븀 등 5종이 추가됐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풍력발전 터빈, 미사일 시스템 등에 두루 쓰여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군수 장비 등에 필수적인 영구 자석(permanent magnet) 제조의 핵심 소재이기도 하다. 이중용도 품목에는 다양한 군사 장비용 센서·반도체, 배터리 원료, 화학 물질 등도 광범위하게 포함된다. 일본이 국가 안보 전략을 수정하고 군사력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이를 ‘군국주의 부활’이라고 비판해 온 중국이 일본의 군사 기술 저지를 명분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 당시 3개월간 일본에 수출되는 희토류 통관을 지연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희토류 통제 카드를 꺼낸 적이 있다. 이번 ‘이중용도 물자 규제’는 당시보다 더 노골적이고 광범위한 통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외교적 항의에 이어 자국민의 일본 여행 자제 권고,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등으로 대일 압박 수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렸고, 사태 두 달 만에 더 강한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실제 중국은 이번에 수출 금지 범위를 ‘일본 군사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최종 사용자·용도’로 폭넓게 규정했다. 규정 적용 방식에 따라 위성 통신, 센서, 전자부품 등 민·군 경계가 흐린 분야에서도 전략 물자 조달을 사실상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다양한 분야, 특히 희토류, 화학 물질, 산업 제품 및 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수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고, 마이니치신문은 “희토류와 군사 장비에 쓰이는 반도체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기업들의 중국산 원자재 수입 절차가 전반적으로 까다로워지고, 심사 지연과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일본의 첨단 제조업 공급망 자체를 조준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상무부는 제3국을 통한 우회 거래도 차단한다고 밝혔다. 다른 국가·지역의 조직·개인이 중국의 조치를 위반해 중국이 원산지인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의 조직·개인에 이전·제공할 경우 법적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발표문에 명시한 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 성격의 경고 조항을 넣었다고 풀이된다.

중국은 보복 조치의 배경으로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직접 거론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일본 지도자가 최근 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을 공공연하게 발표해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이는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배한 것으로 성질과 영향이 극도로 나쁘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7일 다카이치가 일본 중의원에서 “중국이 대만 주변을 해상 봉쇄할 경우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하느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중국이) 전함을 동원하고 무력 행사가 수반된다면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답하면서 중·일 갈등이 불거졌다. 다카이치는 지난달 16일 “정부의 기존 입장을 넘어선 발언을 한 것처럼 받아들여진 대목을 반성할 점으로 삼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중국은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는 상황이다. 다카이치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보 정책의 근간인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언급한 것을 두고도 5일 중국 외교부는 “일본 우익 세력의 군국주의 부활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던 일본은 경제 보복 조치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수출 통제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만 해도, 다카이치 총리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여러 대화에 열려있고 문을 닫지 않았다”며 “중국과는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수출 금지 범위 등 정보를 수집하면서 신중하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의 고위 관료는 아사히신문에 “무엇이 대상인지,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왜 이 타이밍인가, 자의적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나친 공포감을 견제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도쿄재단의 케롱 수석연구원은 닛케이에 “10여년 전 희토류 수출 통제를 당한 경험이 있는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폐기된 자동차나 가전에서 희토류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확립한 데다, 희토류 재고도 꽤 확보하고 있다”며 “희토류 규제가 과거와 같은 경제 압박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으로 강대국의 힘의 논리가 노골화한 국면에서, 중국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일본을 겨냥해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략 자원 통제 수단을 동원하는 데 따르는 국제 여론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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